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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11년 새해 달력이야기




 혹한의 추위가 일찍 찾아와서 그런지 예년처럼 '벌써 한 해가 가는구나'라는 식의 느낌은 좀 덜 한것 같다. 몸으로 마음으로 이미 1, 2월의 매서운 추위를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벽걸이 새해 달력은 필요한 만큼 장만하였으나, 내 방 책상위에 놓을 탁상용 달력은 좀처럼 손에 넣을 기미가 없을것 같아 기다리지 못하고 2000원을 주고 하나 샀다. 표시 해 둘 것도 있고, 써 둘 말도 있고해서.


 예전엔 달력인심 참 후했다. 매년 12월전후가 되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달력들이 우수수
쏟아지는지. 각종 기업체나 점포달력은 말 할 것도 없고 복덕방 혹은 약국 이름이 커다랗게 박혀있는 두툼한 일력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처럼 화장지가 보편화 되지 않았던 이른바 푸세식 화장실 시절엔 잘 비벼진 일력 한 장은 열 신문지 안 부러웠다.
지난 달력은 뜯어 놨다가 명절때 윷 말판으로 그려 사용하기도하고 각종 전이나 부침개 부쳐서 그 위에 널어 놓으면 기름 받이로 제격이었다. 그 날렵함과 예리함에 가끔씩 손을 베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우리에게 날짜관념과 시간관념을 점검해주는 역할 외에도 물자가 귀하던 시절 한 장의 깨끗한 종이로써 우리에게 참으로 유용했던게 바로 달력이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할 것없이 도산 아니면 고강도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해야했기에 홍보와 선심의 수단으로 매년 넉넉히 찍어내던 달력의 물량과 질은
자연스레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달력인심도 박해졌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지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달력 구하기는 한 층 수월해진지 꽤 지났으나 그래도 느낌으로는 예전만 못하다.


 열두장의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네번의 계절이 지나가면서 1년 동안 참 많은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 장에 12개월 365일 모두 나와있는 페이지를 보노라면
1년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오늘 새 달력에 표시하면서 했던 생각들...
새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도 변함없이 다가올 수 있는 내 것 이기를 바란다.



<가장 맘에 드는 10월 사진>


<그 다음 맘에 드는 3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