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원 이야기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이 책은 예전 소록도성당 주임신부로 계셨던 강길웅신부님의 피정 강론집이다.
세째형수님이 피정지에서 강신부님께 받은 책을 아버지께 권해 드렸고, 아버지께서 다시 나에게 권하신 책이다.
감동과 감정이 북받쳐 울고 웃었으며, 읽었다기보다는 가슴으로 느꼈다.
이 내용은 카세트 테이프로도 나와 있지만, 사실 책으로 읽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강길웅 신부님은 25년동안 강론하시면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강론의 원고를 미리 작성하셨다고 한다.
그 원고의 내용이 그대로 미사시간에 신부님의 입을 통해서 강론으로 전해졌다는것.
강론의 원고를 미리 작성하실때는 여러번에 걸친 수정작업 끝에 최종 원고를 완성하셨다니 그 노력이 짐작된다.
 
이 책이 바로 그 강론의 원고이다. 때문에 말씀으로 듣는것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행간의 숨은 뜻과 신부님의 정성과 고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나 역시 그 내용에 심취하느라 읽은 부분을 반복해서읽느라 끝까지 읽어나가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성경말씀을 해설함에 있어서 소록도성당의 신자분들 이야기, 신학생때이야기, 한 인간으로서의 신부님 어린시절,
그리고 사제로서의 고뇌등 다양한 실례를 통해 매우 적절한 비유와 예시를 들므로써 호소력있고 진한 감동을 준다.
 
서문 첫 쪽 이런 글귀로 시작된다. 사제로서 '강론이 생명이다'
다음은 책 내용중 일부이다. 이 내용은 좀 딱딱한 내용이지만 많은것을 제시해 준다.
 
 기도를 흔히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대화란 서로 마주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모르면 주고 받을 말이 없습니다......성경을 보면 '우리'와 '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알게 되니까 믿게 되고 믿으니까 우리도 그 분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할 때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성경을 읽어야 기도의 문이 열립니다.
둘째로, 대화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먼저 잘 들어야합니다. 잘 듣는 사람이 잘 말하는 것입니다. 그가 아무리 똑똑하게 말을 잘 한다 해도 그가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다면 그는 대화를 못하고 있는것입니다. 뿐만아니라 그가 또 들으려는 성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는 아예 대화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기도할 때 긴 말을 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말은 간단하게, 그리고 마음은 오랫동안 시간을 나눠야 합니다. 왜냐하면 말이 길어지다 보면 거짓말을 하게 되며 또 필요없는 말로 서로 맘을 상하게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한마디입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를 빼고 다른 것만 길게 한다면 대화 자체가 피고하게 됩니다.......

시간을 오래 나누십시오. 감사와 흠숭이 저절로 나올때까지 충분히 마주보십시오. 그래야 기도의 문이 열립니다......
넷째는, 성경을 가지고 기도하는것이 가장 아름다운 기도가 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자기 생각만 가지고 뭘 달라고 하는 기도는 아직도 여전히 유치한 기도입니다. 성숙한 기도는 그럴것이 아닙니다. 찬미와 감사,또는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특히 성경을 보면 잘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는, 억지로라도 기도하는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열배,백배 낫다는 것입니다. 대개 억지로 기도하면 무슨 은혜가 있느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형식으로라도 기도를 바치는 것하고 안바치는 것하고는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하기 싫을때, 그때가 바로 하느님께서 가장 듣고 싶어하시는 때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억지로라도 기도를 하는것하고 안하는것하고는 큰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아무리 피곤하고 또는 화가나서 기도의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해도 기도를 해야 합니다.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밥맛이 없어도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여섯째로는, 가정기도를 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도 둘이나 셋이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곳에 당신 자신이 바로 거기 계시겠다고 하셨는데 만약에 믿는다고 하면서 함께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 가정에는 주님이 계시지 않는것입니다. 믿는 집에서 기도 소리가 없고 함께 부르는 성가소리가 없다면 그 집은 믿는 집이 아닙니다. 믿는 집에서는 어쩌니 해도 성가  소리가 창밖으로 흘러 나가야하며 대문밖으로 퍼져 나가야 합니다.믿는 사람이 기도가 아니면 가정의 행복을 어디서 찾을 수 있으며 세상을 또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일곱째로, 성체조배를 하십시오. 시간만 있으면 누구든지 성체조배를 해야 합니다. 왜냐면 주님이 거기서 우리를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좀 어폐가 있는 말 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주님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시며 또 우리와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어하십니다. 어떤 때는 정말 우리를 그리워 하십니다......

                                                                                                                      -  '기도의 즐거움'중에서 -
 
강길웅신부님,세째형수님,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영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0) 2010.12.24
기도(祈禱)  (0) 201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