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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나에게 특별한 느낌,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단비'

 벌써 4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암 판정을 받으신지 72일만에 허망하게 떠나신 나의 어머니.
자식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던 그 가슴 찢어지는 상황이 아직 나의 뇌리에는 뚜렷이 남아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것은
어머니를 떠나보냈다는 슬픔보다 그렇게도 정황없이 아무런 준비없이 가시게 했다는 통한이다.

나의 어머니를 지독한 고통속에 몰아 넣었던 놈은 암 중에서도 통증으로 악명높은 췌장암이었다.
8시간 예정이었던 수술이 실패하여 2시간이 채 못돼 회복실로 옮겨지신 후,
치료의 첫째도 통증, 둘째도 통증, 세째도 통증을 잡는 것이었다.
극심한 통증은 72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어머니의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철저하게 파괴했다.

그러한 통증에 대한 공포와 고통은 어머니와 나를 비롯한 가족들을 집요하게 옭아매었고
결국 호스피스병동에서 생을 마치시기 일주일전에  일반인에게는 치사량에 가까운 몰핀주사액 때문에
완전히 의식을 잃으셨다.

어머니에게는 치료의 기회도 없었고, 생에 대한 미련으로 갈등하는 호사를 부릴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부랴부랴 홀연 먼 길을 떠나셨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 '단비'

 말기암환자들에게 의료적인 조치 이외에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것이다. 어찌보면 그것이 의학적인 치료행위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단비'의 주인공분께 결혼식이란 단지 못해봤기에 '평소 해보고 싶었던 소원'이라는 의미 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여자로서, 아
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일생을 완성시켜주는 꿰어야 할 마지막 단추같은 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단비'는 주인공에게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을 드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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